자전거를 미니벨로로 바꾸고 헬멧도 이에 맞게 어반 스타일로 바꾸려고 많은 시간을 고민했다. 

참 많은 외국 브랜드 어반 스타일 헬멧도 있고, 국내 브랜드에서도 많은 어반 스타일 헬멧을 만들어 낸다. 

고려 요소는 무게, 사이즈, 모양, 가격 등등 헬멧 하나 고르는데도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필리 휴먼 헤드를 만난 건 행운이었다. 

휴먼헤드는 위의 고려 요소를 참으로 적절하게 만족시키는 헬멧이다. 

먼저 350 그램 내외의 무게는 로드 헬멧보다는 무겁지만 그렇다고 400 그램 대의 어반 헬멧보다는 훨씬 가볍다. 아무리 샤방 라이딩이라도 무게는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이다. 

한국사람 머리 모양의 표준인 내 머리에도 잘 맞는다. 양옆이 눌리지 않는다. 다이얼로 조절하면 핏감도 조절할 수 있다. 

그렇다고 쓰고 나서 버섯돌이가 되지는 않는다. 개인적인 특성이 있겠지만 잘 어울린다. 

가격은 일반 어반 헬멧 고급 브랜드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저가는 아니다. 나는 블프 할인 혜택을 받아서 구매했으니 이 정도 가격이면 경쟁력이 있다. 

내가 헬멧을 고르는 기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의 하나가 고급진 느낌이다. 

휴먼헤드는 EPS폼이 전면에 드러나지 않고 잘 커버되어 있다. 저가형과 고급형을 내가 나누는 기준이다. 

또 마그네틱 버클을 사용한다. 이것도 저가형과 고급형을 나누는 기준 중의 하나이다.

또 하나 들자면 무광 매트 색상을 사용하는 것도 포함할 수 있다. 반짝이는 유광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분명 있겠지만, 어떻든 무광이 유광보다는 좀 세련되어 보인다. 

부족함이 없는 건 아니다. 

고급형 헬멧은 안전에 대한 강조가 있다. 최소한 Mips는 아니더라도 이 제품이 안전하다는 최소 기준은 설명해줘야 하는데, 스타일이 강조되다 보니 이 부분에 대한 정보가 없다. 

헬멧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안전장구라는 것이 존재의 기본 이유이다. 

겨울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여름에는 아무래도 무리가 있을 듯 하다. 한여름 폭염에서야 로드 헬멧 할아버지가 와도 덥겠지만, 전면 통풍구가 어떤 형식으로든 있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하는 괜한 아쉬움이 있다. 

마지막으로 기왕 만드는 거, 후면 정면에 후미등이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야간 가시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금상첨화일 듯 하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괜찮은 헬멧을 득템한 기쁨에 이렇게라도 만들고 판매하는 분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은 마음에 후기가 길어졌다. 

지극히 주관적인 나의 견해이며, 당연히 내돈내산이다.